신들이 모이는 산에서 바람이 불어온다

가름 그름 없음 갸르릉 그르릉

꼬리에 꼬리를 문 의자들. 놓인 방향대로 앉기. 그대로 정면 바라보기.. 하지만 자꾸만 가장 가까운 소리에게로 고개가 돌아갔어요. 발소리진동이 느껴지면 저도 모르게 숨을 숨겼고요. 누군가 내 귀에 대고 노래할 때에는 내가 무대 위에 있는 것 같았는데… 소리가 그대로 휙 뒤돌자 나는 무대 뒤에 있었어요. 힝 먼소리여.. 아무튼 계속 감각에 열중했더니 어느 순간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그렇게 갑자기 공연 끝남 헐.. 무슨 시간의방에 다녀온 것 같았어요. 커튼콜 때에는 왠지 출연자분들을 쳐다볼 수 없었어요. 예의가 아니라고 느껴지기까지 했어요.. 대체 왜일까요.. 저는 이런 공연 처음이에요. 감각이랑 지각을 쪼물쪼물 뭉탱이로 만들었다가 새로 펼친 것 같아요. 나눠주신 7세기 신라 글은 냉장고에 붙였어요. 사실 지금 자려고 불 끄자마자 공연 생각나가지구.. 갑자기 감상 적고 있어요. 오늘 공연을 선사해주신 모두모두 특히 박민희씨 너무나 감사합니다. 또 만나요!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