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이 모이는 산에서 바람이 불어온다

완전한 어둠속에서 공연과 현존하기

안녕하세요.저는 연극과 퍼포먼스 공연자이며 연기강사입니다.
오늘 공연은 그동안 한번도 경험한적 없는 형식의 공연이었어요. 먼저 극장안의 객석배치가 흥미로웠습니다. 관객들이 서로 마주보지않고 옆모습을 보이거나 대각선쪽의 앞모습을 보게됨으로써 부담없이 거리감을 유지하는면이요. 일방적으로 앞관객의 뒷모습만 보는 프로시니엄 객석과 달리 공연을 기다리는 관객들의 모습도 보며 공연이 시작되기 직전의 고요한 긴장과 설레임을 함께 공유할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암전이 되고 퍼포머들이 등장할 때 였던걸로 짐작되는데, 바닥에 끄는 소리 뭔가가 이동하는듯한 소리가 뒤에서 가까이 들리며 약간의 공포감 마저들었습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무슨 소리인지 감지가 안되어서 그랬던것 같아요.
갑자기 노랫소리가 나기시작할때도 조금 놀랐습니다. 제 자리른 북고수 자리 바로앞 줄 좌석이었어요. 가수들이 제 바로 뒤에서 소리를 할땐 마치 제 머리 바로 위에서 부르는 것처럼 가깝게 느껴졌어요. 소리가 제 머리 위에서 앞으로 관통하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소리에 따라 가수들이 머리 가까이 옆에 뒤에 있는 거리감을 느끼곤 했어요. 천장에 별처럼 빛나는것들은 의도하신건가요? 작은 빛이라도 있으니 고마웠습니다. 자연의 공간일수도, 내가 옛날 왕의 연회에 와있다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다만 조금 지루한 면도 없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전통음악이고 반복적인 사운드가 지속되어서 그런것 같아요. 중간에 약간의 조명이 켜질때 약간 놀랐고. 퍼포머들의 희미한 모습과 벽에 진 그림자 조명. 춤사워 등을 볼수 있어 극적인 전환이 되어 좋았습니다.
조금더 이런 변화되는 순긴이나 소리의 변주가 더 있었으면 극적으로는 더 재미있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빛을 차단한 채 행해지는 소리공연 이라는 컨셉은 매우 흥미롭고 공연자인 저에게도 좋은 자극제가 되었습니다. 전통예술을 이런 새로운 방식의 공연 감상이 될수있게 시도하시는 면에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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